흔히들 영화는 시간을 다루는 예술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멈추어선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흘러가게 되는 것이 영화의 숙명이기에 그런 흐름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창작자에겐 중요한 지점이 됩니다. 시간이라는 이름의 큐레이션 속 작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 인물이 통과하고 있는 시간을 통해 이야기를 구축해 나가는 <나의 새라씨>, <소풍같이>와 같은 작품이 있으며, 한 인물의 시간을 통해 개인을 조명하고 시대를 관찰하는 <리틀보이 12725>와 같은 작품도 있습니다. 순수하게 시간과 그것이 보여주는 이미지를 실험적으로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시도는 <로맨틱 머신>과 <추방자들>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내가 사는 삶은 나의 시간만을 향유하게 되지만 영화를 통해 우리는 다른 이의 시간도 살아볼 수 있게 됩니다. 인디그라운드 열네 번째 큐레이션 시간을 통해 누군가에게 존재하는 찰나의 순간을 잡아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