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한 소녀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때부터 소년의 머리 속은 소녀로 꽉 차게 된다.
어느 날 소녀가 그에게 성의 없이 애러비에 관한 이야기를 건넨다.
소년은 해버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는 소녀의 관심을 사고 싶어서 애러비에 집착한다.
결국 도착했지만 소년의 눈에는 고작 반쯤 내려진 휘장과 문을 닫은 대부분의 상점과, 불이 켜진 가게에서의 남녀의 노닥거림 뿐이었다.
소년은 아무도 신경 쓰고 있지 않지만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허영에 내몰린 듯한 자신에 대한 분노로 고뇌한다.
연출의도
애러비에 사용된 중요한 메타포중 하나는 사랑과 애러비의 관계다.
사랑과 애러비 그리고 소녀는 동일선상에 위치한 상징적인 의미이다.
애러비 바자에 대한 환영이 소년이 가진 소녀에 대한 사랑의 환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소년은 논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직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수많은 사건들의 연속인 삶을 살아오면서 조금씩 배우며 어른이 되어왔다.
나 또한 수없이 애러비에 갔다 와야만 했다. 돌아오는 순간 어김없이 부끄러웠다.
그 순간으로 되돌아 갈 수만 있다면, 속으로 울고있는 어린 나 자신을 꼭 한 번 따뜻한 가슴으로 껴안아 주고싶었다.